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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phile, movie-nut with new found love for photography 雪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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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3 [사용기] Rega Planet 2000 CD Player

 

1. 들어가며

 

어제 이 녀석을 내보내고 아캄 cd23을 들여왔습니다 (글쓴 시점이 상당히 오래전 일입니다. 2004년도)

너무도 비교가 되는 소리에 욕 먹을걸 감수하고 플레넷의 사용소감을 짧막하게나마 써보겠습니다

 

현재 시스템은,

스피커: 감마 카시오페아
스피커 케이블: 오디오퀘스트 cv-4
앰프: 스텔로 AI300mk2(오리지널)
인터케이블: 자작 은선
입니다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겠습니다

 

 

2. 쳐다보기

 

디자인은 썩 괜찮다

스테빌라이져 일체형의 '덮게'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함께 사용상의 편의도 대단히 높다

거기다가 트레이 구동부가 없으니 내구성이 더 좋을듯 하다

거기에 2중의 고무로된 발(?)은 꽤 괜찮은 아이디어로 보인다

 

 

3. 들어보기

 

a. 실망

 

주로 듣는 레파토리는 클래식이다

주중에는 보통 밤에 자기전에 한두시간밖에 들을 시간이 없어서 소품이나 재즈위주로, 주말에는 주로 대편성이나 가요, 팝등을 걸어놓는다

처음 기기설치후 소감은 '이게 아날로그 소리인가?'라는 의문이었다

제대로 맺히지 못하는 음상덕에 스피커로 나뉘어서 나오는 소리...

어쩌면 그건 해상력의 부재로 인한 부작용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꾹꾹 눌려서 압축된 무대...

트위터에 천을 한번 두르고 그릴을 씌운 그런 소리다

금관악기의 파열음? 치에 아야도의 걸걸한 목소리? 입체적인 음장감?
그런거 없다

그래서 걸어본 비발디의 사계... 파비오 비욘디의 앨범이다

생전 처음으로 CDP가 앰프와 스피커의 속도를 못 쫓아간다는걸 느껴봤다

그 느낌은 아캄 cd23을 들어보고는 확신이 되었다

 

b. 音惡性

 

하베스...

이 cdp를 듣자마자 10초만에 생각나는 단어가 바로 하베스였다

현대적인 스피커의 흐름을 기준으로 따져보자면 이 스피커의 소리는 한마디로 엉망이다

스피커의 인클로우져의 공진으로 인한 저역과 중역의 왜곡, 그저 하이파이 스피커라고 겨우 불리울만한 고역의 해상도...

제일 싫어하는 오디오의 용어가 '음악성'이라는 단어이다

그 '음악성'이라는 단어에 국산의 대부분의 기기들이 말리고 있다

해상도가 좋고 하이엔드적인 소리를 내주면, 음악성이 부족하다한다

하베스를 비롯해서 몇몇 브랜드의 기기들이 바로 이 '음악성'으로 미화되고 추앙받는다

소리는 엉망이되, 음악은 신기하게 들어줄만하다는거다

이 레가 씨디피가 그런 평가를 받는듯 하다

분명히 이 씨디피가 들려주는 푸르니에의 바흐 무반주 첼로조곡은 설득력이 있다

어찌보면 첼로용 CDP라고 할수도 있겠다

고역과 저역이 잘린듯한 느낌의, 중역대 위주의 대역폭으로 제대로 재생할수 있는 악기가 첼로일수 밖에...

 

c. 이해

 

이 씨디피는 현대적인 cdp로는 확실히 함량미달이다

필립스 보급형 cdp였던 950에 비교해서도 좁은 무대, 위아래가 잘린 대역폭등등...

장점이라고 하는 두툼하고 부드러운 음색은 레가만의 장점은 아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 씨디피에 탄노이, 진공관 싱글을 물리면 어떨까?

어쩌면 현장감있는 하이파이의 현악기가 아닌, 가슴을 울리는 현악기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한다

어차피 탄노이에 진공관 싱글로 음악을 즐기시는분들이 맑고 청명한 피아노 타건이나, 해상도 좋은 가수의 입술이 쩝쩝대는 음반의 해상력이나 대편성의 다이내믹을 즐기실리는 없기 때문이다

 

 

3. 마무리

 

다시 하베스...

하베스로 김민기를 들어본적이 있다

거짓말...

처음 들었을때 속으로 한말이 그 말이었다

이렇게 좋을수가...

그 분의 시스템은 그리 비싼 시스템도 아니었다

아마도 그 하베스라는 이름이 주는 환상과 당시 그 분 댁의 거실의 조명과 김민기의 낮은 목소리와 기타 소리가 그런 감동을 주지 않았을까 한다

그 후로도 이곳 저곳의 하베스에서 김민기를 들어봤지만, 그런 소리는 또 들을수가 없었고 오히려 높아진 귀는 하베스의 단점들만 집어내게 되었다

이런것이 음악성이라면 음악성일것이다

외산 기기들중 딱히 장점이랄게 없는 기기들에 아무 부담없이 갖다붙힐수 있는 표현이 바로 음악성이 있다는 것일게다

반면에 국산 기기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중 가장 설득력이 없으면서도 쉽게 하는 표현이 '음악성'이 부족하다는 표현이다

너무 쉽게 하면서도 무책임한 표현이 음악성이라는 표현이 아닐까한다

하베스나 그외 음악성이 좋다는 기기들을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취향에 맞으면 그것이 최고의 기기인것은 분명하다

다만 너무도 쉽게 붙여지는 '음악성'이라는 표현에 막상 사용 못해본 사람들에게 그런 환상을 갖게 한다는 것이고, 그런 환상은 자칫 거품 섞인 뽐뿌로 이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플레넷 2000에 대한 평가는 그래서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특별히 편안한 소리를 찾는다거나, 지금의 시스템이 부밍이 많고 고역이 쏜다든가, 서브로 현악기 소품 위주로 듣겠다거나 하면 이 CDP가 정답이다

그외 듣는 음악의 장르가 많다든가, 피아노를 좋아한다든가, 대편성의 넓은 무대와 다이나믹을 원한다면 이 가격대 다른 CDP가 얼마든지 많다

 

 

4. 진짜 마무리

 

어쩌면 레가 CDP는 한낱 본인에게 욕을 먹을만큼 나쁜 cdp는 아닐수도 있다

단지 본인의 시스템과 매칭이 안좋아서 그럴수도 있다

필자의 주관적인 평가가 대단히 부정확할수도 있다

그러나, 최대한 모호한 평가는 배제하고 최대한 명확한 표현을 쓰려 노력했다

어쩌면 '음악성'이라는 표현은 저에게 욕을 먹을만큼 나쁜 표현이 아닐수도 있다

단지 저의 능력이 부족해서 이해를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

저의 그 단어의 평가가 대단히 부당한 것일수도 있다

다만 이렇게 모호한 표현 때문에 피해를 입는 기기들이 없었으면 하고, 이런 애매모호한 표현이 특정 기기에 대한 뽐뿌가 되지 않았으면 해서 이런 글을 썼다

Posted by 雪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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